수리섬영도

"영도가 간직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다시 바라보고 소중하게 기록합니다."

“봉산마을에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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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혁 봉산마을주민협의회 사무국장 작성일 2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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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마을에서 내려다 본 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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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마을에서 내려다 본 영도 

© 봉산마을

 





영도가 요즘 하다!

흰여울마을과 깡깡이마을 곳곳에 있는 예쁘고 특색 있는 카페

 

얼마 전, 서울에서 손님이 오는데 부산 어디를 구경시켜주는 게 좋겠냐는 질문을 받았다. 곧장 머릿속에 영도가 떠올랐고, 주위 지인들도 한목소리로 영도라고 이야기했다. 예전에는 부산에 구경할 만한 장소라고 하면 해운대, 광안리가 먼저 나왔는데, 이제는 영도가 먼저 떠오르는 걸 보니, 영도가 정말 하기는 한가 보다.

 

봉산마을은 내가 살고 있고 마을이자 영도의 숨은 보석 같은 마을이다. 많은 사람이 왜 이름이 봉산마을인지 궁금해한다. 봉산마을은 행정지명이 아니고 봉래동 산복도로 마을이라는 명칭을 줄여서 봉산마을이라 부르고 있다. 행정적으로 봉산마을은 봉래 2이다. 봉산마을은 봉래산 밑 봉래동 시영아파트 아래에 있으며 맞은편에는 한진중공업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옆에는 공사가 마무리되고 있는 봉래 에일린의 뜰이 있다.

 

유행처럼 번졌던 뉴타운 광풍은 봉산마을에도 여러 상처를 주었다. 봉산마을은 2007년에 뉴타운 지구로 지정되었다가 2013년 해제되었다. 그 과정에서 주택을 개보수하거나 신축을 못 하게 되면서 주거환경은 더욱더 열악해졌고, 마을을 떠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났다. 그렇게 마을이 슬럼화되었다. 한진중공업, 대선조선과 가까워 과거에는 조선소에 다니는 노동자도 많이 살았는데, 조선 산업 쇠퇴로 이들 역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외지로 나가게 되었다. 그렇게 젊은 층은 점점 줄고 노령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어느새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30%나 되는 초고령 마을이 되었다.



봉산마을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봉산마을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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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마을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봉산마을점빵

 



이러한 이유로 상실감과 패배감이 마을 전체를 짓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마냥 체념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2013년 마을주민들이 모여 <두레패>를 만들었다. 뭐라도 해보자는 취지였고 마을 청소부터 시작했다. 환경 정리는 곧 마을의 현안을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특히 공·폐가 부지에 쓰레기 무단투기가 심각했다. 안전, 위생 문제가 심각했기에 이들은 공·폐가 부지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블루베리 농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한 블루베리 농장은 공·폐가를 활용한 좋은 사례로 언론에 많이 소개되었다. 이후로 봉산마을은 블루베리 마을로 점점 알려지게 되었다.

 

그렇게 지금의 봉산마을이 시작되었다.




봉산마을 골목 풍경  봉산마을 골목 풍경  봉산마을 골목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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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마을(봉래동) 골목 풍경

 



<두레패>2017년 주민주도로 봉산마을 주민협의회라는 마을공동체로 거듭났다. 주민들은 좀 더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마을 일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 봉산마을은 2018년에 우리 동네 살리기 형 도시재생 뉴딜구역으로 선정되면서 232억이라는 커다란 예산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 마을을 새로운 모습으로 바꿀 수 있는 재원이 생긴 것이다. 이 모든 성과의 가장 큰 힘은 단연 주민공동체였다. 봉산마을 주민협의회는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함께 밥을 먹는다. 그 자리에서 마을 현안이나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더 나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함께하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끝나더라도 지속성을 위해 주민 회원 중심으로 <우리가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그리고 20208월에 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한 사업 운영을 위해 <봉산마을 마을 관리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조직을 변경하였다.

 

봉산마을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 중 대표적으로 <빈집 줄게 살러 올래>가 있다. 빈집을 리모델링하여 5년간 무상임대해주는 전국 공모인데, 여러 심사과정을 거쳐 7개 팀을 선정했다. 이들은 봉산마을에 입주해 마을에 활력을 넣어 주었다. 이들은 도자기 체험, 칵테일 체험, 나무배 만들기 체험 등 마을의 특색을 살린 체험 행사를 기획 및 진행하였고, 사업에서 활용된 빈집들은 현재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앞에서 설명한 체험 행사와 연계되어, 숙박 체험 마을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봉산메이커스>30~40명이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며 강의와 체험, 숙박까지 모두 가능하다. 문의와 신청이 많고 인기 있는 곳이다.

 



주민이 가꾸는 봉산마을 블루베리 농장 봉래2동 봉산마을두레패
 봉산마을 블루베리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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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래패에서 운영하는 봉산마을 블루베리 농장

 



봉산마을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블루베리 농장은 현재 5개까지 늘어났으며, 농장 체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특히 블루베리 수확 철인 6월에서 9월까지는 예약이 꽉 차는 편이다. 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많이 방문하며 학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은 체험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이렇게 한 걸음씩 내딛다 보니 마을공동체 우수사례로 알려지며 전국 각지에서 도시재생 뉴딜사업 혹은 주민 주도의 마을 관리 협동조합 운영과 관련해서 많이 방문하고 있다. 그때마다 열심히 봉산마을을 소개하고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답변해준다. 그렇게 마을 투어를 진행하다 보면, 그들이 산복도로 골목의 매력에 빠지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게 된다. 멋진 칵테일 카페와 도자기 공방, 게스트 하우스, 블루베리 농장, 간판 없는 보리밥집, 마을 안내소, 마을 방송국 등 골목마다 특색 있는 볼거리와 체험시설들로 가득하기에, 그들은 봉산마을의 매력에 흠뻑 젖은 채 사진과 메모로 늘 분주한 모습이다.

 

그동안 빈집 매입과 코로나19로 숨 고르기를 했고 이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간다. 올해부터 마을 공동작업장, 마을 카페, 커뮤니티 공간, 무엇보다 이러한 것들을 함께 만들어 가는 주민공동체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 봉산마을 공동체는 2019년 부산시 마을공동체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20LH소셜벤처 공모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되어 현재 커뮤니티 케어 사업과 연계한 <봉산마을점빵> 운영을 준비 중이다.



부산항대교가 보이는 영도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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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대교가 보이는 영도 야경

© Nlusia1216

 



여러 변화를 거친 마을은 에너지가 넘쳐흐르고 있다. 매력이 무척 많은 마을이지만, 그런데도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야경이다. 매일 봐도 늘 황홀함을 선사한다. 봉산마을에서 바라보는 부산항의 야경. 봉산마을에서는 북항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앞 조선소의 모습도 보인다. 야경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나 홍콩도 훌륭하지만, 도심과 조선소를 모두 조망할 수 있는 봉산마을의 야경도 그에 못지않게 특색 있고 아름답다.

 

맥주 캔 하나를 들고 마을 벤치에 앉아 부산항의 운치 있는 야경을 바라본다. 이곳은 부산의 영도, 영도 안의 영도인 봉산마을이다.



사진. 임소


 

권혁 봉산마을주민협의회 사무국장

봉산마을주민협의회 사무국장·봉산마을 마을 관리 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영도가 너무 좋은 영도사람
어둠이 빛을 이길수 없는 세상을 꿈꾸며
마을의 주인이 주민이 되는 그날을 위해 한걸음씩 나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