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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문화도시에서 만나요 #3. 커뮤니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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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심바 작성일 2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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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청학동의 짧은 비탈길을 올라가다 보면, 이름도 생소한 커뮤니티 하우스 <심오한집>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청년과 지역을 연결하고 연구하는 <심오한연구소>의 거점이자 연대 공간입니다

환한 미소로 환대해주시는 커뮤니티 활동가 심바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영도에서 만나요 커뮤니티 활동가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영도에서 <심오한연구소>를 운영하는 심보라입니다. 이름이나 성별, 직위에 상관없이 별칭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니 심바라고 불리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영도로 이주한 지는 어느덧 7년 차입니다. 부산으로 오면서 지금 하는 <심오한연구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심오한연구소>는 청년과 지역을 키워드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도와의 인연을 소개해주세요.

 

사실 영도라는 지역이 있는 줄도 몰랐고 아주 어릴 적에 태종대에 왔던 기억만 있습니다. 저는 서울 토박이고 출장 이외에 서울을 벗어난 적이 없었는데 결혼을 하면서 영도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했던 일들이 사회적경제, 사회혁신과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산에 내려와서도 비슷한 일을 고민하며 동시에 살 곳을 찾던 중 영도에 오게 되었습니다. 서울 사람이다 보니 부산에 오면 반드시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부산지도를 펼쳤는데 해운대나 남구 지역은 서울과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고 영도가 눈에 딱 들어왔습니다.



커뮤니티 하우스 심오한집  커뮤니티 하우스 심오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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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하우스 <심오한집>



 영도는 부산 도심과 다른 고유의 문화가 있을 것 같아요. 거주하고 활동하시면서 영도만의 특별한 문화를 경험하신 것이 있을까요?

 

영도는 보수적인 색채가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제가 처음 이사 올 때 집을 전부 고쳐야 했는데 20대 젊은 부부가 집을 고쳐서 이사 온다는 소문이 나서 윗동네, 아랫동네 분들이 모두 알고 계셨습니다. 또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만난 젊은 청년이나 참여하신 할머니들도 우리 집 소문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통해 동네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체감하게 되었죠.

 

또 영도할매 전설이 색다르기도 했어요. 영도할매가 영도를 보살핀다고 하여 저도 종종 봉래산 정상에 올라가 간식거리를 조금 놓고 오기도 하는데요. 이 할매가 영도 사람들이 뭍으로 나가는 것을 싫어한다고 해서 밤에 이사를 해야 한다는 속설이 있거든요. 그런데 정말로 오래 사신 주민들은 새벽이나 늦은 밤에 이사를 합니다. 영도는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사는 동네이다 보니 밤 9시면 동네가 깜깜하고 조용해지거든요. 영도할매를 피해 어둠 속에서 이사 가시는 분들을 실제로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습니다.



 청년의 삶, 그리고 섬 첫 만남 청년의 삶, 그리고 섬 함께 프로젝트, 가을 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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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청년의 삶, 그리고 섬> 첫 만남     오른쪽. <청년의 삶, 그리고 섬> 함께 프로젝트, 가을 소풍



<심오한집>에서 많은 커뮤니티가 이뤄지는 것 같아요.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커뮤니티 하우스 <심오한집>은 청년들이 오가는 공간이자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일단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프로그램(심오한영화제 등)을 기획해서 <심오한집> 또는 영도의 다양한 공간들에서 진행합니다. 그리고 청년들이 부산 영도에 와서 각자의 삶을 탐색해보는 한달살이 프로그램 <탐색전>을 운영합니다. 또한 전국에 있는 다양한 청년단체와 연대를 이루며 청년 정책 등을 이야기합니다.

 

저는 영도에 애정이 깊은 편이라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습니다. 이를테면 현재 진행 중인 <채우다섬>은 영도의 고유 이미지에서 벗어나 영도를 새로이 바라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영도의 골목길 안, 작은 변화를 만들고 있는 공간들에서 그 공간만의 키워드가 담긴 프로그램 준비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부산에 아무런 연고가 없었기에 동네에서 편히 만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영도에 살거나 활동하는 분들과 함께 일상을 공유하는 소모임 <동네 친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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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심오한영화제 "우리는 결국 우주쓰레기가 될거야"



 

<심오한연구소>에서 생각하시는 커뮤니티의 가치관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영도에서 꾸준히 커뮤니티 활동하시면서 어떤 관계 맺기가 이뤄졌을까요?

 

<심오한연구소>가 생각하는 커뮤니티의 가치는 환대와 느슨한 연대입니다. 누구든 커뮤니티에 들어오려고 했을 때 어떤 거부감 없이 환영해주는 것입니다. 기존의 커뮤니티는 진입 장벽이 높고 관계가 촘촘하므로 <심오한연구소>는 부담스럽지 않고 느슨하게 서로를 지지해주려고 합니다. 이런 부분이 기성 커뮤니티와 다른 점인 것 같습니다.


저희가 영도에 들어왔을 때 기존 주민 커뮤니티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왜냐하면 세대가 다르고 살아온 삶이 다르다 보니 가치관이 많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기존 커뮤니티에 들어가거나 적응하기보다 주민 분들에게 청년들은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단계를 거쳤습니다. 그러고 나니 서로 다름을 인정하게 되었고 존중하며 동등한 관계 맺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청년들이 생각하는 커뮤니티는 개념이나 성격이 기존의 것과 다르기 때문에, 관계를 만드는 방식 또한 새로운 방법을 필요로 했습니다. <심오한연구소>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청년들과의 연결을 꾀하고, 환대와 느슨한 유대를 바탕으로 한 커뮤니티가 <동네 친구>입니다.



채우다섬 인생의 단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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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다섬> 인생의 단맛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실까요?

 

우선 <심오한연구소>에서 매해 진행했던 프로그램을 올해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청년들이 모여서 자신의 일상을 살피는 프로그램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저희도 그렇지만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분들이 일상을 잃어버렸습니다. 관계가 피치 못하게 단절되고 소극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에 올해는 소소하게 모여서 서로 안부를 묻고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심오한연구소>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의 그다음 단계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심오한연구소>는 사람과 공간을 발견하고 드러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앞으로의 작업은 영도에서 각각의 점으로 존재했던 이들을 선으로 연결하고 네트워킹하는 일들이 되겠지요. 지금껏 함께해주신 분들과 지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고민을 풀어가고자 합니다.

 

 

 

 

 

사진. 임소


 

심바

늦은 밤 영도에 울리는 뱃고동 소리를 좋아한다.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한다. 부산이 아니라 영도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